어제까지 북새통에서 30% 할인을 한다고 해서, 지인을 따라 나섰다.
한양문고의 주인이 바뀌기 이전에...그러니까 11년전에 갔던 기억 이후로는 찾아가질 않아서
대략의 위치조차 잊고 있었달까. 어떻든 마치 물류창고같은 느낌의 북새통 지하로 들어가니,
까르푸같은 창고형 대형마트의 축소판같은 매장이 보였다. 서늘하고, 만화책들이 엄청나게 가득차있고.
날씨도 흐릿흐릿, 곧 빗방울이 떨어질 듯해서, 반소매옷을 입고 덜렁덜렁 나선 나는,
그 전 굉장히 피곤해서 곧 쓰러질듯 비틀거렸던 기운이 엄습해와서 헤롱헤롱한 상태로 서점 안을
걸어다녔다.
그러다, 그저께 본 페르세폴리스의 원작을 보게 되었다. 2권의 그림책이었는데, 사실 난 그 영화의 원작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달까. 아, 어쩐지 상당히 그냥 그림책같은 느낌이 강했어, 라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역시 종이에 슥슥 그린 원작이 있었구나.
그러고보니, 어릴 때 뉴스를 틀면 늘 이란-이라크 전쟁이야기가 나왔었다. 잊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그러다 전쟁이 끝나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다는 구실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그곳으로 군대를 이끌고 갔고, 그것을 전세계로
CNN이 생중계하면서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이 급부상했었다. 생전 처음 본 [전쟁의 생방송]이라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어서,
지금도 그 때의 방송 화면이 머리 속이 생생히 남아있는데, 마치 게임 속의 화면 같달까. 나중에 여러가지 게임의
화면들을 보면서, 정말 비슷하구나, 했던 기억도 난다.
이란의 이야기인데, 왜 프랑스어로 프랑스에서 제작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은 영화가 끝나고 해결되었다.
주인공인 마르잔은 어릴적부터 자국에서 프랑스어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나라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도
해외로 도피(?)가 가능한 혜택받은 집안의 사람이었다. 보통의 이란인이었다면, 압박과 핍박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삶으로 이것이 현실이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마르잔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어릴 적부터
받아들인 서양 문물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멀리 떨어져서 있을 수 있는 능력있는(?) 유력 집안의 아이였다.
만약, 정말로 평범하게 그 사회에서 살아갔던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3월에 봤던 [연을 쫓는 아이] 또한 원작의 저자가 아프카니스탄 부유층이어서 그나마 망명을 위한 탈출이 가능했고,
미국에서 새 터전을 잡고 글을 쓸 수 있었던 (이미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두 영화가 계속 겹쳐지는 까닭이,
이런 이유 때문이었는지도.
정말로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야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쓰지 못할 지도 모른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고, 만인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으나 서방세계로 나가니, 단지 서남아시아의
이방인일 뿐이었고,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여 성공한 망명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
그것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왠지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없으니 일단 팔짱끼고
나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 라는 느낌이 든달까. 물론, 그들이 외부로 나와 실제 겪었던 일들을 전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일을 내가 알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러나 웬지 작년 여름 [화려한 휴가]를 봤을 때와 조금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나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거다.
내 세대 이 전에 겪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는 있지만, 나와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막상 직시하게 되면
불편한 기분이 드는 그런 것. 이란과 아프카니스탄의 역사이고 현실이지만 현재의 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는
상당히 좁은 시각에 빠져버리는 기분. (거기서 전쟁을 하고 분쟁이 계속되면, 단순하게 봐도 무기도 팔고 군대도 보내고,
....그런 식으로 뭔가 굴러가는 것 까지 생각하지 않게 된달까)
어떻든 애니메이션 자체로는 괜찮았다. 가볍지 않은 현실을, 마르잔이라는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내게서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너무 무겁게 바라볼 필요만은 없다는, 그런 의도였다면. 충분히, 지나간 일들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웬지 애니메이션보다 원작의 책이 더 나은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만간 책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 내용은 1970년대에 태어난 마르잔이 이란의 왕정과 혁명을 모두 겪고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보내고 어른으로 자라난다,
라는 내용이다.
한양문고의 주인이 바뀌기 이전에...그러니까 11년전에 갔던 기억 이후로는 찾아가질 않아서
대략의 위치조차 잊고 있었달까. 어떻든 마치 물류창고같은 느낌의 북새통 지하로 들어가니,
까르푸같은 창고형 대형마트의 축소판같은 매장이 보였다. 서늘하고, 만화책들이 엄청나게 가득차있고.
날씨도 흐릿흐릿, 곧 빗방울이 떨어질 듯해서, 반소매옷을 입고 덜렁덜렁 나선 나는,
그 전 굉장히 피곤해서 곧 쓰러질듯 비틀거렸던 기운이 엄습해와서 헤롱헤롱한 상태로 서점 안을
걸어다녔다.
그러다, 그저께 본 페르세폴리스의 원작을 보게 되었다. 2권의 그림책이었는데, 사실 난 그 영화의 원작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달까. 아, 어쩐지 상당히 그냥 그림책같은 느낌이 강했어, 라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역시 종이에 슥슥 그린 원작이 있었구나.
그러고보니, 어릴 때 뉴스를 틀면 늘 이란-이라크 전쟁이야기가 나왔었다. 잊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그러다 전쟁이 끝나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다는 구실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그곳으로 군대를 이끌고 갔고, 그것을 전세계로
CNN이 생중계하면서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이 급부상했었다. 생전 처음 본 [전쟁의 생방송]이라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어서,
지금도 그 때의 방송 화면이 머리 속이 생생히 남아있는데, 마치 게임 속의 화면 같달까. 나중에 여러가지 게임의
화면들을 보면서, 정말 비슷하구나, 했던 기억도 난다.
이란의 이야기인데, 왜 프랑스어로 프랑스에서 제작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은 영화가 끝나고 해결되었다.
주인공인 마르잔은 어릴적부터 자국에서 프랑스어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나라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도
해외로 도피(?)가 가능한 혜택받은 집안의 사람이었다. 보통의 이란인이었다면, 압박과 핍박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삶으로 이것이 현실이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마르잔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어릴 적부터
받아들인 서양 문물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멀리 떨어져서 있을 수 있는 능력있는(?) 유력 집안의 아이였다.
만약, 정말로 평범하게 그 사회에서 살아갔던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3월에 봤던 [연을 쫓는 아이] 또한 원작의 저자가 아프카니스탄 부유층이어서 그나마 망명을 위한 탈출이 가능했고,
미국에서 새 터전을 잡고 글을 쓸 수 있었던 (이미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두 영화가 계속 겹쳐지는 까닭이,
이런 이유 때문이었는지도.
정말로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야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쓰지 못할 지도 모른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고, 만인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으나 서방세계로 나가니, 단지 서남아시아의
이방인일 뿐이었고,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여 성공한 망명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
그것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왠지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없으니 일단 팔짱끼고
나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 라는 느낌이 든달까. 물론, 그들이 외부로 나와 실제 겪었던 일들을 전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일을 내가 알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러나 웬지 작년 여름 [화려한 휴가]를 봤을 때와 조금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나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거다.
내 세대 이 전에 겪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는 있지만, 나와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막상 직시하게 되면
불편한 기분이 드는 그런 것. 이란과 아프카니스탄의 역사이고 현실이지만 현재의 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는
상당히 좁은 시각에 빠져버리는 기분. (거기서 전쟁을 하고 분쟁이 계속되면, 단순하게 봐도 무기도 팔고 군대도 보내고,
....그런 식으로 뭔가 굴러가는 것 까지 생각하지 않게 된달까)
어떻든 애니메이션 자체로는 괜찮았다. 가볍지 않은 현실을, 마르잔이라는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내게서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너무 무겁게 바라볼 필요만은 없다는, 그런 의도였다면. 충분히, 지나간 일들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웬지 애니메이션보다 원작의 책이 더 나은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만간 책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 내용은 1970년대에 태어난 마르잔이 이란의 왕정과 혁명을 모두 겪고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보내고 어른으로 자라난다,
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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