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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하루도 저렇게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면 우스울까.
지나치는 모든것이 재밌고, 즐겁고, 가벼워보일까.

좁은 재래시장의 골목에서
짐자전거가 지나가면서 "어어이!!!"라고 외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스크린에 그대로 반영되었을때는
참으로 우스운 일이된다.

하루하루 사는 것은 짜여진 기승전결도 없고, 우연한 사고를 막을 일도 없으며,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다. 다만, 지나간 후에 아 그런 것이었나...라고 느낄 뿐.
뭐 굳이 비유를 하라면, 그때는 몰랐는데, 그것이 첫사랑이었어요..
라고 말하는 것에 비할 수 있을까.


생활의 발견은 그런 영화다.
그 영화에 대한 극과 극의 평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아마도..그런 일상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뚜렷한 기승전결과 뭔가 극적인 긴장과 현실과는 뭔가 다른 것을,
영화에서 찾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생활의 발견 따위는 보지 말기를 권한다.

집으로...와 같은 감동의 눈물을 흘려야한다거나,
죽어가는 외계인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면서 굳이 상상력을 키워야한다거나,
내 주위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살인극에서 카타르시스를
찾으려한다면, 절대 보지말길.

내 삶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이 어쩌면 참 가볍고
우스워지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들은 남들도 하는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든 어떻든 남들처럼 그저 하루하루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어느날 머리속의 스쳐서 대퇴부를 강타할 때,
마음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닐까.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지리?
미친 척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보겠다고 나선들,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지리?
어떻든 나도 그런 하루하루를 사는 것일 뿐이고,
다른 고민으로 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인데...

참으로 유쾌한 영화다.
누군가에게, 생활의 발견 어떨까? 라고 했을때,
보지마, 그거 완전 포르노래...라는 반응과
나와 함께 본 친구가, 그녀의 친구에게 생활의 발견 보려는데?
라고했을때, 그녀의 친구인 그녀가,
그거 야하기만 하고 볼 거 없대..라고 말한것은,
우연일까?

하루하루의 시간 중에서 어느 한 시간에만 초점을 맞춰서 보여준다면,
그것이 이불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만 국한된다면,
어쩌면 나는 본 적 없는 그런 포르노라는 것이 될 것이고, 그저 야하기만 한 영화가
될 런지도 모른다.

생활의 발견은 그냥 생활이다.
함께 한 상영관에서 본 사람들이 그토록 즐거워하면서 낄낄댈 수 있었던 것은,
영화속의 인물들에게서 자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코미디라서, 웃어야하는 상황으로 만든 것이라서 웃는 것이 아닌,
생활에 대한 낄낄거림이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환상이 가득하던 20대 초반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싫었다.
그..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그런 사실감이 펄펄 뛰는 영화는 아주 지옥이었다.
어떻게 저런 일상의 영화에서 또 그대로 봐야한다는 말인가.
미치고 팔짝 뛸 현실의 남의 동작과 대사로 또 본다는 것은 정말 불유쾌하고
지저분한 오물을 뒤집어쓴 느낌이었다.

그런데...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언젠가부터...내겐 일어나지 않을 것들이라고 생각하던 일들이 하나둘,
그저 생활로 자리잡고 남들처럼 바쁘게 뛰고 구르고 머리터지고..그렇게 살면서,
그의 영화가 참 좋아졌다.

피터팬 신드롬에 걸려서 더이상 자라고 싶지 않다...를 뇌까리던 때가 지나서,
내 손으로 돈을 벌고 내 손으로 쌀을 사고 내 손으로 내 양말과 속옷을 사게
되면서 뭔가...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삶은 어차피 보여지는 모습이 다를 뿐,
본질은 같은 것일 거라는거...어차피 환상은 없다는 것.

NeverLand로 갈 수 없다고 해서 EverLand도 가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나.

그 삐딱한, 누군가 흥신소적 모더니즘이라고 했던 그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다시 빌려봐야겠다. 그 불유쾌함과 찌꺼기들이 아마,
상쾌한 공기로 변해서 내 눈과 목구멍을 훑어지나갈지도.



그렇지만...
넘어져 목이 뎅강 떨어지는 코미디의 극단은 항상 비극의 끝과
맞닿아있다. 처절하게도 풀리지 않는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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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zhe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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